행복을 찾아서

    2025.03.15

    작년(24년) 9월에 리프레시 휴가를 한 달 다녀왔다. 3년 재직하면 쓸 수 있는 휴가인데, 삶에 이리저리 치이다 보니 입사한 지 5년 반 만에 사용하게 되었다. 리프레시 휴가를 시작하면서 회사 동료분께서 책 <모든 것이 괜찮아지는 기술>을 선물해 주셨다. 책 한편에는 나의 앞날을 기원하며 적어준 문구도 있었다. 리프레시 휴가동안 재충전하면서 <모든 것이 괜찮아지는 기술>을 읽게 되었고 내 삶에 전환점이 되었다고 생각한다. 나를 진심으로 생각해 준 동료분과 같이 일할 수 있다는 사실에 너무 행복했고, 뜻깊었던 책을 선물해 준 동료분께 진심으로 감사함을 느낀다.

    <모든 것이 괜찮아지는 기술>은 지난 1년 동안 힘들었던 나의 행동들에 숙고해볼 수 있었다. 작은 팀에서 시작한 새로운 사업은, 기술적인 도전이 많았고 새롭게 해볼 수 있는 경험이 가득했다. 이런 멋있는 일이 잘 되길 바라는 감정이었을까, 높은 기대치를 스스로를 넘어서 팀에게 부여한 나는, 팀이 커져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변화들이 점점 기대와 멀어져간다고 생각했다. 그런 상황이 더 이상 견디게 될 수 없게 되었을 때 어리석게 화도 냈고, 결과적으로 나를 불행에 빠트렸다. "감정적이고 어리숙하다"는 따끔한 피드백은 몰입과 즐거움이 가득한 환경을 만들겠다는 스스로의 목표를 좌절시켰다.

    <모든 것이 괜찮아지는 기술>에서 "통제할 수 없는 것을 바꾸려고 애쓰지 마라" 말한다. 책 속 문구 중 가장 와닿는 말이었다. 책 속에서 던진 "나에게 던져야 할 두 가지 질문"은 어리석게도 통제할 수 없는 다름 사람의 생각과 행동에 애쓴 나를 숙고하게 했다.

    • 외적인 사건에 내가 느끼는 감정은 내 책임이야. 이런 기분을 느끼는 데에 내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 거지?
    • 지금 나를 화나게 하는 일은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일인가? 아니라면 괜찮다고 마음먹고 이 일을 내려놓을 수 있을까?

    보통 화가 났다는 것은 두려움을 느끼기 때문이라 한다. 나는 두려움이 많았던 것 같다. 처음 경험해 보는 리더쉽, 팀을 올바르게 이끌어야 한다는 압박감, 높은 기준을 가져야 하는 코드 퀄리티 등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없는 것들에 휩쓸려 분노를 감추지 못했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. 다른 사람의 생각과 행동은 통제할 수 없다. 또한, 외적인 사건에 내가 느끼는 감정은 내 책임이고,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내 생각과 행동을 바꿔야 했다.

    내 행복과 인생의 저자권(authorship)이 내가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지 조금이나마 알게 된 것 같다. 개인적으로 삶은 허무하다고 생각한다. 과학의 신비는 우리의 삶이 컴퓨터 시뮬레이션일 수 있다는 가설을 만들고, 세계를 하나로 만든 인터넷은 내가 원하는 정보는 몇 초 만에 얻을 수 있게 해줬다. 개인의 노력이 부질없게 느껴질 때가 많다 생각한다.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내가 행복할 때 느끼는 기쁨은 너무나 가치 있다. 행복할 수 있는 기회가 앞으로 많이 남았는데 일찌감치 포기해 버리는 건 너무 아깝지 않을까? 그렇기에 최선을 다해 인생을 살아봐야 한다고 생각한다.

    나는 인생에서 많은 경험을 해보고 싶다. 여러 경험과 과정에서 배우게 되는 새로운 지식은 나를 행복하게 만든다. 지금은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, 그 기술로 무언가 창작하는데서 많은 행복을 느끼고 있다. 앞으로 쌓고 싶은 경험도 있다. 언젠가 미국에서 2-3년 정도 일하며 Computer Science의 본고장에서 어떻게 기술을 활용하는지 경험해보고 싶다. 또는 대학원에 진학해 학문에 깊게 몰두해보고 싶기도 하다 (물론 대학부터 재입학 후 졸업해야겠지만..) 조금 먼 미래지만, 10년 뒤에는 우주 여행을 가보고 싶다. 우주 공간에서 바라본 지구의 모습은 어떨지 내 눈으로 직접 경험해보고 싶다. 푸른 지구를 바라보며 커다란 감동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.

    최선을 다하는 삶 속에서 좌절도 느끼고 내가 다짐한 "통제할 수 없는 것에 대한 집착 버리기"를 지키지 못할 수도 있다. 하지만 중요한 것은 배우고 발전해나가는 과정이라 생각한다.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으니 꾸준히 해나가 행복을 찾아나서리라 결심한다.